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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모토 여행, 다들 어디가 제일 좋았나요? 인생샷 명소와 잊지 못할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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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 성벽 너머, 초록색 바람이 불어오는 곳 2026년 2월, 겨울의 끝자락에서 나는 구마모토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일상에 지쳐 무작정 떠난 여행이었다. 첫 번째 목적지는 당연히 '구마모토 성'이었다. 지진의 상처를 딛고 다시 우뚝 선 천수각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검은색 판자로 마감된 성벽은 '무사가에시(무사도 넘어오지 못한다는 가파른 성벽)'라는 별명답게 위압적이면서도 우아했다. 천수각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구마모토 시내는 평화로웠다. 나는 성벽을 따라 걸으며 셔터를 눌렀다. 특히 벚꽃나무 가지 사이로 보이는 성의 실루엣은 엽서의 한 장면 같았다. 하지만 나의 마음을 진짜로 훔친 곳은 따로 있었다. 바로 다음 날 향한 '아소산'이었다. 렌터카를 빌려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랐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풍경은 현실 세계가 아닌 것 같았다. 끝없이 펼쳐진 초록빛 초원 '쿠사센리'. 거대한 분화구 아래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나는 차를 세우고 초원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갔다. "와..." 바람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고요함. 저 멀리 나카다케 분화구에서는 하얀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살아있는 지구의 숨결을 마주한 기분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도시의 소음과 스트레스가 그 연기와 함께 날아가는 것 같았다. 카메라를 들어 말과 분화구를 한 프레임에 담았다. 이건 단순히 '사진'이 아니라 '자유'를 찍은 것이었다. 마지막 날은 '쿠로카와 온천 마을'에서 보냈다. 숲속에 숨겨진 듯한 작은 마을. 유카타를 입고 좁은 골목길을 걸으며 온천 순례(뉴토 테가타)를 했다. 노천탕에 몸을 담그니 머리 위로 차가운 겨울바람이 스치고, 눈앞에는 울창한 대나무 숲이 펼쳐졌다. 따뜻한 물속에서 나는 생각했다.  '구마모토 성이 역사를 보여준다면, 아소산은 자연의 위대함을, 쿠로카와는 진정한 휴식을 주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