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향기 너머, 톡 쏘는 그 맛을 찾아서
2026년 2월 12일, 시즈오카의 거리는 생각보다 활기찼다. 후지산을 보러 왔지만, 흐린 날씨 탓에 산봉우리는 구름 뒤로 숨어버렸다.
'후지산이 안 보이면 어때, 쇼핑이나 실컷 하자.'
나는 시즈오카 역 북쪽 출구를 나서 고후쿠초 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 손에는 친구들이 적어준 쇼핑 리스트가 들려 있었다.
1번은 '진짜 와사비', 2번은 '입에서 살살 녹는 과일 타르트'.
"시즈오카 와사비가 그렇게 다르다며?"
친구의 말은 사실이었다. 튜브에 든 인공적인 초록색 페이스트만 알던 나에게 시즈오카의 와사비 전문점 '타마루야'는 신세계였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알싸하면서도 향긋한, 묘하게 식욕을 자극하는 향기가 났다.
나는 진열대 앞에서 '와사비 소금'을 집어 들었다. 하얀 소금 결정 사이로 연두색 가루가 반짝였다. 점원이 다가와 시식을 권했다. 스테이크 고기 한 점에 소금을 살짝 찍어 입에 넣는 순간, 코끝이 찡하게 울리더니 고기의 기름진 맛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깔끔한 감칠맛만 남았다.
"이건 사야해!"
장바구니는 금세 와사비 마요네즈, 와사비 후리카케, 그리고 동그란 구슬 모양의 '와사비즈'로 가득 찼다.
쇼핑의 열기를 식히기 위해 찾은 곳은 근처의 '키르훼봉'. 도쿄 긴자에서도 줄 서서 먹는다는 그 타르트 가게의 본점이 바로 이곳 시즈오카라니. 가게 앞에는 달콤한 버터 냄새가 진동했다. 쇼케이스 안은 보석함 같았다. 붉은 딸기, 투명한 청포도, 노란 망고가 듬뿍 올라간 타르트들이 나를 유혹했다.
한정판 '시즈오카산 딸기 타르트'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바삭한 파이 지와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 그리고 딸기의 과즙이 입안에서 왈츠를 췄다. 와사비의 강렬함으로 얼얼해진 혀를 달콤하게 감싸주는 완벽한 마무리였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양손은 무거웠지만 발걸음은 가벼웠다. 구름 뒤에 숨은 후지산은 못 봤지만, 시즈오카의 진짜 '맛'을 발견한 하루였다.
💡 와사비는 '타마루야 본점', 타르트는 '키르훼봉'이 정답입니다.
질문자님, 시즈오카는 녹차뿐만 아니라 와사비와 디저트의 천국입니다. 시내 중심가(아오이구)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한 필수 쇼핑 스팟 2곳과 쇼핑몰을 추천해 드립니다.
✅ 시즈오카 쇼핑 필수 코스
와사비의 모든 것: 타마루야 본점 (田丸屋本店)
위치: 시즈오카역 북쪽 출구 도보 5분, 파르코 백화점 근처.
추천템: 와사비 소금(고기용), 와사비즈(구슬 모양 와사비), 와사비 마요네즈. 일반적인 튜브 와사비와 차원이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타르트의 성지: 키르훼봉 시즈오카 본점 (Qu'il Fait Bon)
위치: 고후쿠초 거리 인근.
추천템: 계절 한정 과일 타르트. 특히 겨울/봄 시즌에는 시즈오카산 딸기(베니홉페)를 사용한 타르트가 압권입니다. 포장도 가능하지만, 매장에서 홍차와 함께 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종합 쇼핑몰: 신시즈오카 세노바(Cenova) & 시즈오카 파르코(Parco)
패션, 잡화, 식품관이 모여 있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합니다. 특히 세노바 지하 식품관에는 선물용 과자류가 많습니다.
📝 현지인처럼 즐기는 쇼핑 디테일 가이드
단순히 물건만 사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왜 사야 하는지, 그리고 실패하지 않는 쇼핑 팁을 상세하게 분석해 드립니다.
1. 타마루야 본점 (Tamaruya Honten) 공략법 🌿
시즈오카는 일본 와사비 생산량 1위 지역입니다. 타마루야는 14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곳입니다.
와사비즈 (Wasabiz): 캐비어처럼 생긴 초록색 구슬입니다. 씹으면 톡 터지면서 와사비 액이 나옵니다. 초밥이나 카나페 위에 올리면 비주얼과 맛을 동시에 잡을 수 있어 선물용으로 최고입니다.
와사비 절임 (Wasabizuke): 술안주를 찾으신다면 추천합니다. 술지게미에 와사비를 절인 것으로, 호불호가 갈리지만 어른들 선물로는 제격입니다.
주의사항: 생와사비(뿌리째 있는 것)는 검역 문제로 한국 반입이 까다롭거나 불가능할 수 있으니, 가공품 위주로 구매하세요.
2. 키르훼봉 (Qu'il Fait Bon) 본점의 위엄 🍰
일본 전국에 지점이 있지만, 본점이 시즈오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대기 시간: 주말이나 오후 시간대에는 대기 줄이 깁니다. 오픈 시간(보통 11시)에 맞춰 가시거나, 테이크아웃을 이용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메뉴 선택: 결정 장애가 온다면 '점포 한정' 메뉴를 고르세요. 시즈오카 본점에서만 파는 메뉴가 항상 준비되어 있습니다. 가격은 조각당 800엔~1500엔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돈이 아깝지 않은 맛입니다.
3. 그 외 놓치면 안 될 쇼핑 스팟 🛍️
나나야 (Nanaya): 세계에서 가장 진한 말차 젤라또로 유명하지만, 이곳의 말차 초콜릿이나 티백 세트도 선물용으로 훌륭합니다. (고후쿠초 거리 위치)
오야이즈 제차 (Oyaizu Seicha): 시즈오카 역 내 'ASTY'나 백화점에 입점해 있습니다. 귀여운 틴케이스에 담긴 녹차는 소장 욕구를 자극합니다.
드럭스토어: 시내 곳곳에 '마츠모토 키요시'나 '웰시아'가 있습니다. 시즈오카 한정 녹차 킷캣 등을 저렴하게 구입하세요.
4. 쇼핑 꿀팁 (Tax-Free & 포장) 💡
면세(Tax-Free): 대부분의 백화점과 대형 상점은 5,000엔(세금 별도) 이상 구매 시 10% 소비세를 환급해 줍니다. 여권을 반드시 지참하세요. (소모품은 특수 포장을 뜯으면 안 됩니다.)
보냉백: 타르트나 푸딩, 와사비 마요네즈 등은 신선도가 중요합니다. 숙소 냉장고에 넣기 전까지 이동 시간이 길다면 보냉제를 넉넉히 요청하거나, 한국에서 작은 보냉백을 챙겨가는 것도 팁입니다.
유통기한: 와사비 가공품 중 냉장 보관이 필요한 제품(유통기한이 짧은 것)이 있으니 구매 전 꼭 확인하세요.
❓ 자주 묻는 질문 (Q&A)
Q1. 타마루야 와사비즈는 기내 반입이 되나요?
👉 A. 액체류 규정에 걸릴 수 있으므로 위탁 수하물로 부치세요. 와사비즈나 튜브형 와사비, 와사비 마요네즈는 '액체 및 젤류'로 분류됩니다. 100ml가 넘는 용기라면 기내 반입이 금지되므로, 마음 편하게 캐리어에 넣어서 부치는 것이 안전합니다.
Q2. 키르훼봉 타르트를 한국으로 가져올 수 있나요?
👉 A. 어렵습니다. 생과일과 크림이 올라간 타르트는 형태가 망가지기 쉽고 상할 위험이 큽니다. 또한 생과일(특히 딸기 등)은 검역 대상이라 반입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현지에서 맛있게 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Q3. 시즈오카 역 근처에 큰 마트는 없나요?
👉 A. '파르셰(Parche)' 식품관을 이용하세요. 시즈오카 역 건물이 '파르셰'입니다. 1층 식료품 코너에 가면 도시락, 과일, 시즈오카 특산물 등을 마트처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저녁 7시 이후에는 타임 세일도 합니다.
Q4. 쇼핑할 때 카드 결제 잘 되나요?
👉 A. 네, 대부분 가능합니다. 타마루야, 키르훼봉, 백화점 등은 비자, 마스터, JCB 등 해외 카드를 잘 받습니다. 다만, 작은 길거리 음식점이나 자판기를 위해 약간의 현금(엔화)은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Q5. 와사비 말고 다른 특산품 추천해 주세요.
👉 A. '우나기 파이'와 '아베카와 모찌'입니다. 장어 엑기스가 들어간 바삭한 과자 '우나기 파이'는 시즈오카의 스테디셀러입니다. 콩가루와 팥앙금을 묻힌 떡 '아베카와 모찌'도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모두 시즈오카 역 매점에서 쉽게 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