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0도 삿포로 눈축제, 방한화와 핫팩은 얼마나 챙겨야 할까요? (필수 준비물 리스트)

 

오도리 공원의 눈사람이 될 뻔한 남자

2026년 2월 12일,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에 내렸을 때만 해도 나는 자신만만했다. 한국의 겨울도 춥기로 유명한데, 일본의 눈 따위가 대수랴 싶었다. 나의 패션은 완벽했다. 멋을 낸 코트와 한국에서 신던 일반적인 운동화. 이것이 나의 첫 번째이자 가장 치명적인 실수였다.

삿포로 시내로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풍경은 겨울 왕국 그 자체였다. 오도리 공원에는 거대한 설상들이 조명을 받아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고, 사람들의 입김은 하얀 연기처럼 피어올랐다. 나는 흥분에 차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하지만 그 즐거움은 딱 10분, 정확히 10분 만에 고통으로 바뀌었다.

"으악!"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순간, 내 몸이 공중으로 붕 떴다가 바닥으로 내리 꽂혔다. 삿포로의 도로는 눈이 다져져 만들어진 거대한 아이스링크였다. 운동화의 고무 밑창은 얼음 위에서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다. 엉덩이의 통증보다 더 참기 힘든 건 발가락 끝에서부터 올라오는 냉기였다. 눈이 녹아 스며든 운동화 안은 그야말로 얼음물 족욕탕이었다.

발이 시리다 못해 감각이 없어지자, 눈앞의 아름다운 얼음 조각상들은 그저 나를 비웃는 차가운 덩어리로 보일 뿐이었다. 근처 편의점으로 절뚝거리며 들어갔다. 따뜻한 오뎅 국물을 마시며 주변을 둘러보니, 현지인들의 발끝이 보였다. 하나같이 투박하지만 두툼한 패딩 부츠, 그리고 신발에 끼워진 쇠로 된 징(아이젠).

"여행객이신가 봐요? 운동화로는 이 길 못 다녀요." 

편의점 알바생이 안쓰러운 눈빛으로 내 젖은 운동화를 가리켰다. 그는 계산대 옆에 걸린 '붙이는 핫팩'과 '신발용 핫팩'을 내밀었다. 

"이거라도 발등이랑 발바닥에 붙이세요. 그리고 내일 당장 돈키호테 가서 방수 스프레이랑 아이젠 사시고요."

숙소로 돌아와 젖은 양말을 벗겨내니 발가락은 붉다 못해 보라색으로 변해 있었다. 나는 덜덜 떨며 침대 속에 파고들었다. 내일은 무조건 털 부츠를 사리라 다짐하며. 멋 부리다 얼어 죽는다는 옛말은, 홋카이도에서는 농담이 아닌 생존 경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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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수 기능이 있는 패딩 부츠'와 '도시형 아이젠'은 필수, 핫팩은 '발 전용'을 포함해 하루 4개 이상 준비하세요.

질문자님, 삿포로의 눈축제는 아름답지만, 준비 없이는 고통스러운 추억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발(Foot) 보온이 여행의 질을 좌우합니다. 영하 10도의 기온과 빙판길에 대비하기 위한 핵심 솔루션을 제안합니다.

✅ 삿포로 생존을 위한 3대 원칙

  1. 신발 선택: 일반 운동화나 어그 부츠(천연 가죽/스웨이드)는 절대 금물입니다. 눈에 젖으면 마르지 않고 얼어버립니다. 고어텍스 소재의 트레킹화나 안감이 기모로 된 방수 패딩 부츠를 신으세요.

  2. 미끄럼 방지: 삿포로 시내는 눈이 녹았다 얼었다를 반복해 빙판길입니다. 현지 편의점이나 돈키호테에서 파는 '탈부착형 아이젠(도시형 스파이크)'을 구매해 신발에 끼우세요. 이것 하나로 펭귄처럼 걷지 않아도 됩니다.

  3. 핫팩 전략: 일반 핫팩뿐만 아니라 '발가락 전용 핫팩(붙이는 타입)'이 필수입니다. 발이 따뜻하면 체감 온도가 3도는 올라갑니다.


📝 머리부터 발끝까지, 삿포로 추위를 이기는 디테일

왜 방수 스프레이가 필요한지, 핫팩은 어떻게 써야 효율적인지 경험을 바탕으로 상세하게 분석해 드립니다.

1. 신발과 발 관리: 여행의 승패는 여기서 갈린다 🥾

  • 방수 스프레이: 만약 100% 방수가 되는 신발이 아니라면, 출국 전 다이소 등에서 신발 방수 스프레이를 사서 듬뿍 뿌리고 말려가세요. 눈축제 현장은 눈이 깊게 쌓인 곳도 많아 신발 틈으로 눈이 들어와 녹으면 동상 위험이 있습니다.

  • 부츠 선택: 바닥 홈이 깊게 파인 것이 좋습니다. 매끈한 밑창은 스케이트를 탄 것과 같습니다. 길이(목)가 있는 부츠가 눈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줍니다.

  • 양말: 두꺼운 울 양말을 신되, 여분을 가방에 하나 더 챙기세요. 땀이나 눈에 젖었을 때 갈아신는 것만으로도 보온 효과가 탁월합니다.

2. 의류 레이어링: 실내외 온도 차 극복 🧥

삿포로는 밖은 냉동고지만, 백화점이나 지하상가는 난방이 매우 빵빵합니다. 두꺼운 옷 하나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는 '레이어링'이 중요합니다.

  • 내복 (베이스 레이어): 유니클로 히트텍(특히 엑스트라 웜급)이나 기능성 내복 상하의는 필수입니다.

  • 중간층 (미들 레이어): 가벼운 후리스나 경량 패딩 조끼를 입으세요. 실내에 들어갔을 때 겉옷을 벗고 활동하기 좋습니다.

  • 겉옷 (아우터): 무릎을 덮는 롱패딩이 가장 좋습니다. 바람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줍니다. 코트를 입고 싶다면 안에 든든하게 껴입어야 합니다.

3. 핫팩 활용법: 부위별 공략 🔥

하루 종일 돌아다닌다면 1인당 하루 4~5개의 핫팩이 필요합니다.

  • 붙이는 핫팩: 배와 등(허리) 쪽에 붙이면 전신에 열기가 돕니다.

  • 흔드는 핫팩: 주머니 양쪽에 하나씩 넣고 손을 녹이세요. (사진 찍을 때 손이 금방 얼어붙습니다.)

  • 발 핫팩: 신발 깔창형보다는 발가락 위나 아래에 붙이는 미니 핫팩이 편합니다. 양말 위에 붙이세요. (저온 화상 주의)

  • 스마트폰용: 추위에 배터리가 광탈(급방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폰 뒷면에 미니 핫팩을 붙여두면 좋습니다.

4. 기타 방한용품: 놓치기 쉬운 것들 🧣

  • 터치 장갑: 장갑을 벗고 사진을 찍는 순간 손가락이 잘려 나가는 듯한 고통을 느낍니다. 스마트폰 터치가 되는 장갑을 준비하세요.

  • 귀마개/모자: 귀가 정말 시렵습니다. 귀를 덮는 털모자나 귀마개를 꼭 착용하세요.

  • 마스크: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얼굴 살을 에는 칼바람을 막기 위해 마스크가 유용합니다. 안경을 쓰신다면 김 서림 방지제를 꼭 바르세요.


❓ 자주 묻는 질문 (Q&A)

Q1. 어그 부츠(양털 부츠)는 정말 안 되나요? 

👉 A. 방수 기능이 없다면 비추천입니다. 어그 부츠는 눈밭에서는 '물 먹는 하마'가 됩니다. 스웨이드 재질이 눈을 흡수해 축축해지고, 얼룩이 지며 망가집니다. 꼭 신고 싶다면 강력 방수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방수 커버를 씌우셔야 합니다. (하지만 미끄러움은 해결되지 않습니다.)

Q2. 아이젠은 한국에서 사가야 하나요? 

👉 A. 현지 구매를 추천합니다. 한국 등산용 아이젠은 쇠징이 너무 커서 삿포로 시내(건물 내부나 지하철)를 걸을 때 불편하고 소리가 심합니다. 삿포로 편의점(세븐일레븐, 로손 등)이나 돈키호테에 가면 도시 빙판길 전용 '탈부착 고무 아이젠'을 1,000엔~1,500엔 정도에 팝니다. 이게 훨씬 실용적입니다.

Q3. 핫팩은 기내 반입이 되나요? 

👉 A. 위탁 수하물로 부치는 것이 안전합니다. 고체형 핫팩은 기내 반입과 위탁 모두 가능하지만, 대량으로 가져갈 경우 보안 검색에서 걸릴 수 있으므로 캐리어(위탁 수하물)에 넣는 것이 속 편합니다. 액체형 손난로는 위탁만 가능하거나 반입이 금지될 수 있으니 피하세요.

Q4. 실내는 덥다던데 반팔을 입어야 하나요? 

👉 A. 반팔까지는 아니어도 얇은 긴팔이 좋습니다. 삿포로의 실내 난방은 매우 강력해서 땀이 날 정도입니다. 두꺼운 니트만 입으면 실내에서 쪄 죽습니다. 얇은 긴팔 티셔츠 + 가디건/후리스 조합이 체온 조절에 유리합니다.

Q5. 눈축제 기간에 눈이 오면 우산을 써야 하나요? 

👉 A. 아니요, 방수 모자가 달린 패딩이 최고입니다. 홋카이도의 눈은 '파우더 스노우'라 잘 털립니다. 우산을 쓰면 손이 시렵고 사람 많은 축제 현장에서 짐이 됩니다. 모자가 달린 패딩을 입고 눈을 맞은 뒤, 실내에 들어갈 때 툭툭 터는 것이 현지 스타일입니다.